“화면 밖으로 나가 세상과 소통하는 ‘일러스트’ 작품 만들고 싶다” – 김나훔 작가
최근 <내리면 탑시다> 포스터로 이슈몰이를 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김나훔 작가는 예상과 달리 실제 귀여운 외모를 뽐내는 올해 서른 살의 청년이었습니다. 프로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그의 그림 실력도 실력이지만, 작품에서 담아 내는 주제와 생각의 깊이는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한 여느 작가들 못지 않았기에 김나훔 작가에게서 ‘청년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요. 그가 그림을 전업으로 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직장과 그림을 병행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한번, 신예 작가에게서 느끼기 쉽지 않은 그림에 대한 철학과 생각, 명확하고 원대한 포부에 또 한번, 김나훔 작가와의 인터뷰 시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영화 <잉투기> 포스터, JTBC <쿡가대표> 티저 포스터, K-리그 경기장의 '슛힝' 캐릭터 조형물 작업, 삼성전자 및 타이레놀의 일러스트 만화 작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고공성장을 이어 가는 김나훔 작가를 와콤이 직접 만나 보았습니다!
인쇄소 골목에서 근무하는 일상이 곧 ‘작품의 영감’
김나훔 작가는 현재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지만,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직장이 전시 작품 등을 인쇄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창작 작업과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있어 더 없이 좋다는 게 김나훔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평이한 일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작품마다의 ‘메시지’가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데요. 마치 그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과 같은 일러스트 작품들은 김나훔 작가가 평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를 짐작하게 해 줍니다.
실제로 그는 평소 습관이 ‘생각과 메모’라고 하는데요. 김나훔 작가는 “근무지인 을지로 지역 대부분이 인쇄소가 즐비한 골목으로 음악을 듣고 이 곳을 지나다니며 일을 하는 순간에 ‘익숙함’ ‘낮섦’과 같은 다양한 생각이 드는데, 이 같은 감정이 주로 작품의 영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감성적인 것부터 재미있는 것까지 다양한 그림을 그리지만, 무엇보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대한 고민을 평소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단순한 그림보다 ‘의미’ 담은 작품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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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창작의 영역인 만큼,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도 역시 ‘정론’이 없다는 게 김나훔 작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형식과 영역에도 구애 받지 않습니다. 일상을 소재로 한 캠페인 일러스트, 영화 <잉투기> 및 TV프로그램 <쿡가대표> 티저포스터, 캐릭터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소재를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죠. 최근에는 기업들과의 협업도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및 제약회사 타이레놀 등과 같은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일러스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모티콘 캐릭터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6년간의 일러스트 작품을 기념하고자 일러스트 에세이 집 <뭐>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김나훔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작사를 하거나 글 쓰는 것 모두를 좋아했는데 결국에는 내 이야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욕구가 컸던 것 같다”며 “이제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림으로 바뀌었을 뿐이지만, 활동하는 모든 영역에서 작품을 만들 때 잘 그리는 그림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림을 그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인튜어스 프로 페이퍼 에디션, 수작업 느낌 살리는 디지털 작업에 제격
김나훔 작가는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 전공을 통해 일러스트, 포토샵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어 디지털 작업을 시작하는데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하면서는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다가, 이후에는 와콤 뱀부 태블릿을 사용해 주로 작업했는데요. 일러스트 프로그램에서 굵직한 선이나 가닥을 잡고 포토샵에서 세부적인 부분을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었는데, 대표 작품 <내리면 탑시다> 등이 와콤 뱀부 태블릿으로 탄생된 작품이랍니다.
현재 김 작가는 일러스트 작품을 완성할 때 작업 과정의 대부분을 디지털 환경에서 작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더 선호한다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와콤의 인튜어스 프로 페이퍼 에디션(Intuos Pro Paper Edition)을 활용해 아날로그 디지털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즉흥적인 컨셉이나 기획, 스케치는 손 그림으로, 추후 세부적인 편집 및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디지털 환경에서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김 작가는 “그림과 사진의 차이점은 ‘작가의 아이디어를 더해 작품화 할 수 있는 상상력’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평소 스케치나 기획을 작품에 그대로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작업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데, 인튜어스 프로 페이퍼 에디션이 이 같은 작업에 최적화된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사카 랜드마크처럼 ‘제2의 글리코’ 만드는 게 꿈
김나훔 작가는 작품 활동의 영역을 일러스트 분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최근에 K-리그와 협업해 K-리그 경기장 내 거대한 조형물 '슛힝' 캐릭터 등을 작업해 전시한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그는 또 향후 오사카 랜드마크인 ‘글리코’와 같은 조형물을 만들어 보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김나훔 작가는 “창작 영역에 대한 고민은 늘 갖고 있는 숙제이지만, 일러스트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과 영역이 다양해 지면서 기회의 요소도 많아 졌다고 생각한다”며 “일러스트 장르가 화면 밖으로 나와 더욱 활성화 되길 바라고,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일러스트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나훔 작가님의 행보를 와콤이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