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의와 혁신을 주제로 과학기술과 인문학, 예술을 융합시키는 '융합과학'이 대두되는 가운데,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전국 25개 과학영재교육원 중 최초로 펜 태블릿을 활용한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을 통해 창의적인 융합과학교육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교육기관은 창의성과, 창의력을 가지는 과학영재 양성을 목표로 STEAM(융합인재교육) 교육 시스템을 도입, 융합기술에 대한 이해 및 연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창의적인 마인드의 과학도를 육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서로 다른 학문간 교류와 융합을 통한 창의적인 과학영재 육성책으로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을 채택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미래 과학도에게 예술적 소양은 ‘필수’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과과정과 계절학기 교육캠프를 통해 과학영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최근에는 STEAM(융합인재교육) 교육을 도입해 중학심화과정융합과정 전공을 개설, 과학 및 수학은 물론 예술∙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나가고 있다. STEAM(융합인재교육)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고 복권기금위원회에서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기관의 융합과학전공의 교육과정은 단순히 과학과 수학 분야를 집중 교육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 과학연극 등 학생들의 창의력과 탐구력 발달에 특화된 교육 과정도 포함하고 있다. 김인애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연구원은 “최근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대학들이 디자인 관련 교육, 예술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며 “학문의 경계를 허문 통섭교육은 자라나는 과학 꿈나무들에게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필수 교육 과정으로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역시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물교사 겸 만화 작가가 직접 과학만화 수업 지도
현재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중등심화과정에 있는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전체 100여 시간의 교육시간 중, 여름 학기 과정인 4박 5일간의 과학캠프기간 동안에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기존 그림 그리기 수업과 달리 와콤의 펜 태블릿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간 과학영재교육원에서의 만화 그리기 수업 등은 있었으나, 펜 태블릿을 활용한 수업은 과학영재교육원 중 최초로 시도되는 사례다.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지난 6월 와콤의 Bamboo(뱀부) 펜 태블릿 40대를 전면 도입해 디지털 교육을 위한 환경을 완벽히 마련했으며, 담당 수업은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생물교사이자 과학만화작가로 활동 중인 조진호 선생님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와콤의 보급형 태블릿인 뱀부 시리즈는 펜 태블릿에 멀티 터치와 무선 능력이 더해져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파와 같이 PC와 떨어진 장소에서도 자유롭게 필기나 드로잉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더욱 정교해진 펜으로 종이에 직접 쓰는 듯한 느낌을 줘 컴퓨터 사용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며,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타입으로 돼 있어 사용자에게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조진호 교사는 “현재 학생들이 스케치북에서 그림을 그리고 펜 태블릿에서 채색 등 작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교육 대상이 과학 영재 아이들이기 때문에 IT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없이 수업은 물론 IT기기 활용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만화 수업, 집중력 향상은 물론 연출력과 창의력까지 육성
올해 처음 시도된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학생과 학부모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펜 태블릿이라는 첨단 IT기기를 활용해 기술적인 부분을 교육에 접목시켰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지만, 자칫 이과 수업에 편중될 수 있는 교과과정을 학생들이 인문학적, 미술적 소양을 스스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학생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틀 안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라는 주제아래 학생들이 직접 과학자를 선정하고, 정보 검색을 통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직접 연출, 만화 그리기까지 하고 있다.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한 클래스당 1시간 40분씩 진행되지만, 쉬는 시간 혹은 수업이 끝나고도 학생들이 계속 만화 그리기에 집중할 만큼 흥미와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조진호 교사의 설명이다.
조진호 교사는 “만화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머리 속에서 이미지를 상상하고 스토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얻는 교육효과가 훨씬 많다”며 “학생들은 스스로 만화를 기획하면서 구성, 연출력을 키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흥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펜 태블릿 활용한 만화 수업, 향후 정규수업으로 확대
지난 7월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 이후, 작품 발표회를 갖고 인기 작품에 한해 시상식도 진행했다. 총 192작품이 전시됐으며, 이중 5명의 학생이 수상했다. 이번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여름 캠프 수업에 처음 도입돼 한시적으로 진행됐으나, 교육 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향후 가을학기 등 별도의 커리큘럼을 마련해가고 싶다고 교육원 측은 전했다.
이번 과학만화 그리기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김진욱(가명, 15세) 학생은 “펜 태블릿을 활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세밀한 묘사나 채색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진호 교사는 “실험과 주입식 교육으로 진행됐던 과거 교육에서 예술인문학의 균형을 맞추는데 있어 과학만화 그리기 수업은 인문예술적 소양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향후에도 융합적인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 같은 교육 과정이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