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창작 표류기 Part 1 — 스토리텔링에서 길을 찾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중반인 지금까지, 디지털 툴 덕분에 가능했던 공모전, 디자인 프로젝트, 콘텐츠 제작의 현장을 지나오며 내가 겪은 ‘표류의 기록’을 풀어보려 한다. 시대의 물결에 흔들리되 가라앉지 않게 해준 닻은 언제나 스토리텔링이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오늘, 디지털 드로잉을 업으로 삼으려는 누군가에게 실전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아날로그 근육으로 시작해 디지털로 전환하다 90년대 초중반, 시각디자인과에는 아직 컴퓨터가 없었다. 되돌릴 수 없는 수작업은 노동의 가치와 시간의 무게를 몸에 각인시켰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니 커리큘럼은 전면 디지털로 바뀌어 있었다. 매킨토시, 와콤 타블렛,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페인터… 낯선 툴을 익히는 사이 디지털은 뉴노멀이 되었고, 관성에 머무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