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온라인 만화공모대전 대상 수상자 인터뷰
웹툰 작가 우다
웹툰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인터넷 붐'이 일던 2000년대 초 당시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창작, 만화, 웹툰 등에 관심이 많은 와콤 가족 여러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2000년대 초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부터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가 파생됐고, 그 웹툰은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은 일상툰, 에세이툰 등으로 지금껏 발전하게 됐는데요. 지난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만화 속 세상’이라는 웹툰 연재 코너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웹툰의 활성화를 이끈, 웹툰의 조상(?) 격인 다음이 최근 ‘다음 온라인 만화 공모대전’을 통해 신인작가 발굴에 나섰습니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는 가족간의 충돌을 흥미진진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우다 작가의 '그래도 되는가'가 대상으로 뽑혔는데요. 이 웹툰은 가족 소재라는 독특한 장르임에도 불구, 스토리 완성도와 독자들의 공감 부분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화제의 만화와 이슈를 와콤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겠죠? 우다 작가 팬들과 와콤 가족 여러분들을 위해 직접 우다 작가를 만나고 왔습니다!
와콤: ‘우다’라는 이름이 참 독특하네요.
우다: 언니가 지어줬는데 사실 우다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본명보다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게 좋아서 현재는 우다라는 필명을 쓰고 있답니다.
와콤: 지난 봄 다음 온라인 만화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셨어요.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우다: 다음 온라인 만화공모대전 1회때 참가하려고 했는데, 당시에 작품 컨셉 등이 명확하지 않아서 결국 작품을 출품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2회에 참여하게 된 것인데, 대상을 받게 되었어요. ‘만화는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마음으로, 출품작 준비하면서 제 모든 노력을 담아 열정으로 작업했어요.
와콤: 만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다: 그림은 어릴 때부터 시작했어요. 만화책을 좋아했고, 내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내는 것 자체가 무척 좋았죠. 웹툰을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보여준 건 고등학교 시절인데, ‘도전만화’ 같은 코너에 취미로 올리기 시작했어요.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을 고민하다가 예전의 제 만화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아마추어 작가 생활을 시작했죠.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2년전부터 예요.
와콤: 프로 작가가 되고 나서 어떠신가요? 웹툰 작가만의 매력(?)도 있을 것 같아요.
우다: 데뷔하고 나서 마음이 편해진 것은 있지만, 한 편으로 마감 스트레스나 프로로서의 책임감 등은 오히려 더 커진 것 같아요. 작가가 되고 나서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웹툰 작가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독자들의 피드백을 작품에 100% 반영할 수는 없지만, 독자들의 모든 의견은 빠짐없이 보고 있어요.
와콤: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그래도 되는가’ 작품은 현대판 가족문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또 이 주제가 독특하게도 독자 공감을 위한 강력한 장치가 되고 있기도 해요. 이런 소재를 작품으로 다룬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우다: 지난 언젠가 한 지인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 인상 깊었어요. 여대생 시선으로 본 가족 이야기였는데, 기존에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이어서 참 흥미로웠어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처음 만화의 틀을 짜게 되었죠. 우리 주위에 있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족이야기를 그려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저의 캐릭터는 만화 속 둘째 집안의 막내와 비슷한 것 같은데요, 평소 제 태도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해준 내용들을 만화에 속속 반영했답니다.
와콤: 만화를 그릴 때 특별히 고려하셨거나, 걱정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우다: 만화 스토리에 흔하지만 답이 없는 답답한 가족 문제가 많이 나오기에, 혹여 내 지인들이 본의 아니게 상처받는 일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공모전 끝나고 난 이후에도 만화 내용을 많이 수정하기도 했고요. 이 부분에 대해 열심히 고민해 봤는데, 소재 자체는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것은 소재를 다루는 시선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소재를 다룰 때 편견에서 벗어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습니다.
와콤: 우다님의 가족들은 어떤 반응이신가요?
우다: 작업에 있어 언니와 부모님은 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있어요. 전체 콘티가 나오면 항상 언니들한테 먼저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있고, 부모님도 제 작품의 열혈독자 이시고요. 부모님께 상금을 모두 드렸는데, 그래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시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
와콤: 그렇다면, 실제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장르는 무엇인가요? 추천하는 작품이 있다면요.
우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없어요. 두루두루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언니 따라서 만화 잡지 <밍크>를 주로 봤었고요, 일본만화도 좋아했어요. 웹툰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즐겨봤어요. 추천 웹툰은 미생, 카산드라, 퍼펙트 게임입니다. 출판 만화는 기생수와 헌터X헌터를 추천하고 싶어요.
와콤: 평소 작품활동 하실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우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페이지스(Pages)와 포토샵을 사용하고 있어요. 작업은 대부분 와콤 인튜어스 4(Intuos 4)로 하고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하면 작업실 주변 카페 등으로 나와서 신티크 컴패니언(Cintiq Companion)을 사용해 작업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라파이어, 인튜어스 등을 사용해 왔지만, 더 큰 작업실이 마련되면 신티크(Cintiq)로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답니다. 신티크를 사용하면, 콘티를 구상할 때 화면에 정확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스케치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아요.
와콤: 향후 작품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우다: 8월이 끝나기 전에 시즌2 작품을 시작하고 무사히 완결을 하고 싶어요. 아마 겨울쯤이면 작품이 끝날 것 같습니다.
와콤: 만화가를 꿈꾸는 지망생이 참 많은데요,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조언 부탁 드려요.
우다: 저는 아마추어 시절에 큰 공모전은 물론, 콘텐츠진흥원 및 명동 재미랑 등에서 마련한 프로그램 등에는 거의 다 참여했어요. 프로작가, PD 분들의 강연도 듣고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웹툰 작가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공모전, 대회, ‘베스트도전 만화’의 출품 등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진출하고자 하는 플랫폼의 특성을 파악하고, 편집자의 작품 선호도, 웹툰 트렌드 등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특히 소재 부분에 있어서 스포츠, 요리, 종교 등 본인의 경험을 살려 특색 있는 주제의 만화를 기획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조언도 드리고 싶어요. 작가로 데뷔할 때, 실질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도 있습니다. 계약 시, 업체가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문제 없이 줄 수 있는 기업인지 해당 기업의 수익모델, 재무건전성 등을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합니다. 특히 계약서 내 마감시간, 계약금, 저작권 관련 문제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도 필수적이고요.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