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는 빨라졌고, 작품 퀄리티는 훨씬 높아졌어요.”
만화가 김수용 작가
“대한민국에서 만화를 그리려면 이제 기본적으로 와콤 제품을 구비해야 합니다”
90년대 후반에 와콤의 태블릿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김수용 작가는 우리나라 만화 제작 환경이 변화하는 소용돌이 중심에 있습니다. 펜에 잉크를 묻히고, 지우개로 지워가며 만화를 배우기 시작한 그였지만, 그 누구보다 빨리 만화를 그리는 디지털 환경을 받아들였고, 최근 그의 작품은 100% 디지털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만화작가들 치고 이 곳을 안 거쳐 간 사람이 없다는 수유동, 그곳에 ‘힙합’의 작가 김수용의 작업실이 있는데요. 만화작가 3명과 문하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작업실에는 책상의 개수만큼, 모니터의 대수만큼 와콤의 태블릿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어느 새 만화를 그리는 모든 이들에게 와콤의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제작 환경이 당연하게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작업환경 살리는데 신티크12WX는 최적의 조건”
그림에서 나타나는 ‘손 맛’을 포기하지 못해 최근까지도 초기 데생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김수용 작가는 아날로그가 가져오는 순수함의 가치를 기기가 따라올 수는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최근 와콤의 Cintiq 12WX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요. 디지털 환경에서도 아날로그의 분위기와 현실감을 충분히 살려낼 수 있을 만큼 신기능이 정착했고, 거기에 와콤의 Cintiq 12WX는 최적의 도구라는 것.
Citiq 12WX는 스크린에서 펜을 직접 사용하는 것으로 완벽한 디지털 작업의 장점을 살려 자연스럽게 손과 눈의 거리감 없는 작업을 가능케하고, 내추럴한 미디어의 느낌을 제공하는 것으로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입니다. 작업 환경을 최대한 아날로그 형식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김수용 작가의 의도에 Cintiq 12WX는 적중했고, 종이처럼 스크린 위에 바로 작업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디지털 환경에서의 만화작업을 언제부터 하게 되셨나요?
‘힙합’ 5권부터 디지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색만 입히는 것을 디지털 작업으로 하다가, 그 다음에는 펜터치, 이렇게 점점 디지털로 작업하는 비율이 높아지더니 최근에 Cintiq 12WX를 구입하면서는 100% 디지털 작업으로 돌아섰습니다. 처음 디지털 기기로 작업을 시작을 와콤으로 해서 현재까지 꼭 10년 동안 와콤과 함께한 셈이지요.
Q. 현재 쓰고 있는 Cintiq 12WX를 기점으로 100% 디지털 작업에 들어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계속 강조하고 있듯이, 아날로그 방식을 잃지 않으면서 디지털의 효과를 최대한 살릴수 있는 방식을 고집해왔습니다. 화판 위에서 내가 작업하던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디지털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원했기 때문에 21인치 제품을 쓰지 않고 Cintiq 12WX를 선택했습니다. 저 제품을 화판에 올려놓고, 제가 작업하던 환경을 하나도 헤치지 않으면서 쓸 수 있다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회전이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고 한다지만, 그림을 얼마든지 확대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수작업 할 때보다 피로가 더 쌓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불편함이 없습니다.
Q. 모니터 태블릿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수작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모니터 태블릿을 이용하고 나서 그림이 정교해졌다는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예전에는 손으로 그렸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을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예전에는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표현이 가능해져서 작품의 퀄리티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만화가들이 대부분 꼼꼼한 성격이긴 하지만, 디지털 제작 환경이 되고 나서 더 그렇게 변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겼을지도 모르는 부분을 이제는 그냥 지나치질 못하죠. (웃음)
또 한 가지는 작업 시간이 단축됐다는 것입니다. 비교해보니 약 30% 정도 작업 시간을 단축했다고 생각이 돼요. 수작업을 할 때에는 배경을 그리는 친구에게 작업한 것을 넘길 때 한 면을 다 해서 넘겨야 했다면, 이제는 컷으로 넘길 수 있으니까 그만큼 완성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일하는 사람들도 훨씬 편리하고요. 연재 만화의 경우 격주에 한 회가 나가고, 한 회는 26페이지 정도입니다. 하루에 꼬박 작업을 해야 4페이지를 작업하니,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지요. 디지털 작업환경은 수정도 쉬워졌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시간 단축 효과도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수정이 필요할 때 컷을 오려서 덧대고 하는 작업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파일에 들어가 해당 부분을 작업하니 얼마나 편리합니까.
Q 태블릿을 활용해 하신 대표작은 어떤 것이 있나요?
힙합의 시즌2라고 일컬어지는 ‘부갈루’가 있고, 현재 연재하고 있는 ‘스트리트 잼’의 경우 100% 태블릿을 활용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신작들의 경우 이제 100% 디지털 환경 안에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Q. 제작 환경이 바뀐 한국만화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디지털 환경은 만화를 보는 독자와 만화를 그리는 작가 모두에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만화를 볼 수 있는, 접할 수 있는 루트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방바닥에서 흑백의 만화를 보던 것이 이제는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폰을 통해 책장을 넘기며 만화를 보는 시대가 됐습니다. 웹을 통해 만화를 보는 환경이 된 만큼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에게도 디지털 제작 환경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볼 수 있는 루트가 많아진 만큼, 독자도 늘어났고, 만화를 그릴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생겨나는 만큼,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모두에게 더 발전하고 좋아지는 상승효과만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저작권 문제나, 단행본 출판 영역이 좁아지고, 책 대여점이 소멸해가는 상황도 분명 있으니까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변화들이 너무 빨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여전히 만화책을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만화책을 구할 수 없는 환경, 작가인 저 조차도 제 작품을 그 어디에서도 구매할 수 없는 상황 등 여전히 보존하고 숙성시켜 나가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너무 빨리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지요.
Q. 앞으로 나오게 될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내년에는 웹으로 연재될 만화를 현재 기획 중인데,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환타지가 가미된 리얼 드라마를 써볼 계획입니다. Cintiq 12WX가 환타지 만화의 요소들을 잘 표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