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와콤이 순정만화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영원한 우상, 원수연 작가를 만나고 왔는데요.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이전 인터뷰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원수연 작가님과의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고자 합니다. 원 작가의 일상, 꿈 등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 지금 여러분께 공개할게요.
[와콤] 만화가로서 그림을 그리신 지, 24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만화를 그리시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원 작가] 20대 초반, 만화가가 된 계기는 우연치 않게 들어간 만화방에서였어요. 친구와 영화를 보고 시간을 때우려 만화방에 들어갔는데, 어렸을 적 보던 만화와 많이 달라진 문화에 충격을 받았어요. ‘만화가 이렇게 발전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만화에 빠지게 됐어요. 그날 본 영화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후로 만화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으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는 차이가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만화가 ‘하고 싶다’는 결심을 이끌어 낼 정도로 좋았던 것 같아요. 습작도 거의 없었는데, 어쩌면 운명이죠.
[와콤] 만화와의 우연, 정말 운명인데요.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었는지.
[원 작가] 원래 제 꿈은 디자이너였어요. 스스로 디자인을 좋아했고, 당시에도 직물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직장이었고요. 고등학생부터 문화생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인데, 그때 제 나이가 스물여섯이었으니 만화가로의 전향이 쉽진 않았어요. 현실적으로 작가가 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당시에는 제 마음이 요구하는 욕구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기, 글짓기 상들을 많이 받았는데,스토리와 그림 모두 필요한 만화는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통로라고 생각했어요.제 마음을 글과 그림, 두 가지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니, 만화는 제게 매우 매력적이죠.
[와콤] 원 작가님이 ‘꿈’인 순정만화가 지망생들이 많은데요. 만화가에게 꼭 필요한 소양, 조건이 있다면.
[원 작가] 만화는 멀티적인 요소를 필요로 해요. 재치, 연출력, 감동을 끌어내는 포인트는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스토리와 그림은 물론이거니와 만화 속 장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내는 연출력도 필요해요. 예를 들어 인물과 배경이 45도 내려보는 장면이라면 모든 것들을 머리 속에서 계산해 표현해야 돼요. 인기 있는 연기자가 연기도 잘하면서 외모가 받쳐주는 것처럼,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스토리나 구성이 탄탄하지 않으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없어요. 재미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과 감각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와콤] 마지막으로 만화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려요.
[원 작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앞서 작품을 세상에 내 놓는다는 것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의 생각을 세상, 대중들에게 전한다는 것에는 반드시 책임도 뒤따르기 마련이거든요. 또 자기 밖에 있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평범하게 가지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자신의 생각을 세상, 대중들에게 전한다는 것에는 반드시 책임도 뒤따르기 마련이거든요. 또 자기 밖에 있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평범하게 가지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다양한 시각이 작품 속에서 풍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와 작품을 꾸준히 접하고 있어요. 단순히 만화라는 장르 하나보다 새로운 문화나 분야에 대해 다양하게 관심을 갖는 게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이날 원수연 작가님과 인터뷰를 통해 만화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와 오랜 시간 작가로 활동하며 느끼신 금쪽같은 조언에서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함께 하신 여러분에게도 그 내공이 모두 전해졌길 바라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