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산업 트렌드] 우리가 ‘캐릭터’를 사랑하는 이유
지난해 ‘포켓몬 빵’ 열풍 기억하시죠. 포켓몬을 주인공으로 한 상품에 캐릭터 ‘띠부띠부 씰’을 갖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픈런까지 마다하지 않았죠. 엔데믹으로 점차 오프라인 행사가 많아지면서 캐릭터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굿즈 이벤트 등이 인기를 끌며 ‘캐릭터’ 자체에 대한 소비가 확산했습니다. 어린이, 키덜트는 물론, MZ세대 등 전세대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요? 캐릭터 산업, 패러다임, 국내 캐릭터 선호도 순위까지 캐릭터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캐릭터(Character) 산업
친숙하고 생명력 있는 캐릭터를 창작해 영화, TV, 비디오, 게임, 상품, 팝업 스토어 등에 활용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산업을 바로 캐릭터 산업이라고 합니다. 최초의 캐릭터 상품은 미국 월트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호>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키마우스’가 시계에 적용되며 만들어졌는데요. 이후 월트 디즈니는 ‘미니·도널드·구피’ 등과 같은 클래식 캐릭터부터 시작해 1,000여 종의 유명 캐릭터를 산업화하며 캐릭터 산업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후 캐릭터 산업의 신흥 대국으로 떠오른 일본부터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캐릭터를 제작하며 현재까지 수많은 캐릭터의 IP가 확대되며 캐릭터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캐릭터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MZ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캐릭터 산업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포켓몬 빵’ 대란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0대 시절 용돈 모아 사 먹던 포켓몬 빵과 빵을 먹으며 수집하던 ‘포켓몬 띠부띠부 씰’이 16년 만에 부활하며 당시의 추억을 상기시키자, 너나 할 것 없이 수집의 추억을 되살리고자 했던 어른들은 포켓몬 빵 구매를 위한 오픈런까지 마다하지 않았죠. 또한 새롭게 포켓몬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된 아이들까지 경쟁적으로 수요를 촉발시켰습니다. 이렇게 부활한 포켓몬 빵은 재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200만 개를 기록했고, 제품 품절 대란으로 ‘리셀’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포켓몬 빵’의 대란은 ‘노스탤지어 마케팅’의 성공으로 MZ세대의 폭발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며, 세대를 관통하는 캐릭터 IP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브 캐릭터의 급부상도 국내 캐릭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는데요. 국내 대표적인 영유아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서 주인공 ‘뽀로로’의 친구로 등장하는 비버 캐릭터 ‘루피’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루피’는 영유아 애니메이션으로서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가진 확고한 정체성을 침해하지 않으며 인터넷 밈(meme)을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해 어른들이 열광하는 캐릭터로 급부상했죠. ‘잔망루피’라는 이름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모두를 어우르는 대사를 통해 그들에게 웃음, 힐링, 통쾌함까지 선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캐릭터 선호도 순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산업백서’에 의하면 디지털 캐릭터 상품의 국내 이용 빈도는 주 1회 이상이 61.3%로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일상에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는 국내 최고의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입니다. 최근 약진을 보여준 ‘잔망루피’도 포함돼 있죠.
캐릭터는 어렵지 않고 단순할수록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뽀로로가 처음에 폭발적인 인기를 있었던 이유도 몇 개의 원만으로 캐릭터 뽀로로를 완성시킬 수 있을 만큼 아이들도 쉽게 그릴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뽀로로와 친구들이 숲 속 마을에서 살아가며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꾸준히 선보이며 뽀로로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세계관을 구축한 점도 빼놓을 수 없죠. ‘디자인의 단순함’, ‘캐릭터 스토리텔링의 확장성’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한 캐릭터로서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아온 뽀로로와 친구들이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오랫동안 남아있길 바랍니다.
이어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도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여덟 캐릭터가 고유의 성격과 스토리를 갖고 여러 제품 속에 녹아 들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데요. 특히 고양이를 모티브로 2020년경 새롭게 등장한 ‘춘식이’가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춘식이’ IP의 성공적인 확대가 이뤄지고 있죠. 스포츠, 패션 등의 이종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제품에 스며든 춘식이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프렌즈의 개발 정신은 ‘정서적 공감’에 있다고 합니다. 정서적 공감대를 높이고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기 위해 누구나 경험하는 ‘결핍’이라는 감정을 활용, 현대인의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강아지 캐릭터인 프로도는 부잣집 도시 개지만 잡종견이라는 태생적 콤플렉스를, 얼핏 보면 토끼처럼 보이는 노란 얼굴의 무지는 사실 단무지로 토끼 옷만 벗으면 부끄러움을 타는 등 각 캐릭터마다 결핍된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현실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은 요소들을 캐릭터에게 추가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들의 디자인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잘 구현해 내며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 캐릭터 선호도 3위는 ‘산리오 캐릭터즈’인데요. 대표적으로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이 있습니다. 산리오 홈페이지에는 각 대표 캐릭터의 생년월일과 함께 주요 특징이, 주변 캐릭터 또한 성격, 좋아하는 것 등과 같은 스토리가 설명돼 있어 캐릭터를 한결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 트렌드에 맞춰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이 캐릭터에 대한 호감을 상승시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산리오 캐릭터즈는 2023년 들어 단숨에 순위권으로 진입한 인기 캐릭터인데요. 여전히 식품, 편의점 굿즈, 패션, 카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산리오 캐릭터즈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그 인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헬로키티, 시나모롤 등 어렸을 적 좋아하던 캐릭터가 다시금 등장하며 밀레니엄 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2023년은 캐릭터와의 협업이 트렌드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캐릭터가 상품화됐던 해였는데요. 그만큼 현재 협업이 가능한 캐릭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위험부담을 안고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기보다는 그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검증된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죠. 이에 산리오 캐릭터즈는 지금 50대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기억에 남아 있는 추억의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MZ세대들에게는 귀엽고 세련된 최신 캐릭터로 받아들여지며 다시금 인기를 얻고, 수많은 콜라보가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랫동안 캐릭터 그 자체로서, 또 IP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굿즈, 만화, 영화, 일러스트 등으로 확대되며 성장하는 캐릭터 산업은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줄까요? 올해 역시 라이징 창작자들의 신규 캐릭터는 물론, 인기 캐릭터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및 이벤트 등을 통해 더욱 다채롭게 캐릭터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