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티크 컴패니언, 내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공간"
웹툰이 포털 사이트에 처음 등장한 게 2003년이다. 웹툰의 등장과 함께 만화의 창작, 유통 방식이 달라졌고, 한국 만화계는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작은 스마트폰은 개인의 ‘만화방’이 됐고, 작가는 종이 대신 모니터 위에서 스크롤 방식의 만화 - 이야기를 구상해 내고 있다. 작은 액정 화면 위의 그림과 스토리에 사람들은 감동을 느끼고, 열광한다.
누적 조회수 10억. 단행본 60만부 판매 등 기록적인 숫자를 기록한 만화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작품이다. 윤태호 작가는 1990년대 데뷔, 출판 만화로 시작해 웹툰 시스템으로 옮겨간 ‘전환 세대’다. 기존의 연출 방식을 디지털이라는 플랫폼으로 변환, 출판 만화와 웹툰에 모두 적응한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윤 작가는 <이끼>를 시작으로 2007년 이후부터 모든 작품 작업을 100% 디지털화 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생>, <인천상륙작전> 등의 작품 역시 디지털 환경에서 작업됐으며, 와콤 신티크 태블릿 위에서 탄생된 작품들이다. 최근 남극기지를 주제로 한 차기 작품 취재 여행에서는 그래픽 태블릿 PC 신티크 컴패니언을 사용해 모바일 환경에서 드로잉을 이어갔다. 와콤 태블릿은 윤 작가의 작업 동반자이자, 그의 대표작 탄생의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4컷 만화’ 그리며 만화가 꿈꿔
윤태호 작가의 꿈은 어렸을 적부터 만화가였다. 윤 작가는 당시에 전문적인 만화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나 교육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동네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던 게 전부였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신문에 4컷 만화를 연재했을 만큼 만화를 좋아했고,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평소 존경하던 허영만 화백의 문화생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만화에 입문하게 됐다.
인튜어스1부터 최신 신티크 컴패니언까지 전 제품 사용
윤 작가가 처음 문화생으로 입문했을 때에는 종이에 펜촉과 연필, 자를 활용해 그림을 그렸다. 종이 그림은 많은 수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약 1년간은 그림보다 펜촉을 사용하는 기본기를 닦는 시간을 거쳤다고 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디지털 작업을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 와콤 태블릿 '인튜어스1'을 사용하면서 부터다.
윤태호 작가는 “처음 펜 태블릿을 사용할 때는 손과 눈을 일치시키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지만, 스캔 작업 등을 줄이는 편의성을 생각했을 때 디지털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작업을 하다가 전 단계로 돌아가는 부분이나 드로잉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디지털 작업이 훨씬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신티크에서 100% 디지털 작업으로 탄생한 <이끼>, <미생>
윤태호 작가가 작품 활동에 있어 100% 디지털작업을 시작한 것은 <이끼>를 연재하던 2007년부터다. 이전에는 스토리 및 콘티는 종이에 연필로 작업하고, 추후 스캔을 통해 포토샵에서 채색 작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데생부터 채색까지 전부 디지털 작업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선보여진 <이끼>, <미생> 등 그의 작품 대부분은 와콤 신티크를 통해 탄생했다.
아날로그 작업만 하던 그가 디지털환경으로 오기까지 에피소드가 없진 않았다. 윤 작가는 “처음 태블릿을 사용하면서 일러스트 파일 작업은 300dpi로 하고 저장은 75dpi로 하는 바람에 작품이 우표사이즈로 출력되는가 하면, 작업한 것을 미리 백업해 놓지 않아 정전사태 이후 작업한 내용을 전부 잃어버리기도 했다”면서 “기기를 처음 접했을 때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비교적 잘 적응하는 편이어서 지금은 100% 디지털 환경에 맞춘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환경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서 부터는 전 단계로 돌아가서 그림을 수정하거나 초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면서도 “예술 작품에서 완성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더 좋은 작품을 위해 끝없이 수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작업에서는 그 완벽의 추구가 끝없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본인과 타협점을 갖고 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티크 컴패니언, 현장에서 ‘작업 본부’와 같은 존재
최근 윤태호 작가는 여러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남극을 다녀왔다. 남극 세종기지를 방문해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삶을 취재하고, 남극 관련 작품을 연재할 계획이다. 윤 작가는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자리를 옮기거나 외부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직업의 특성상 작품 취재 및 여행 등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외부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는 아이디어 스케치, 그림 작업, 동영상 및 사진 편집 등 이 모두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본부’와 같은 기계가 필요했다. 윤 작가는 이번 남극 취재 여행 때 모든 작업을 와콤 신티크 컴패니언(Cintiq Companion)을 사용해 진행했다.
윤 작가는 “취재 현장이나 여행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스케치, 메모, 그림 작업 등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와 펜만으로는 표현의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다”며 “신티크 컴패니언은 내 몸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언제 어디에서든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티크 컴패니언을 비행기와 남극 세종기지에서 사용했을 때 마우스 포인트가 원하는 곳에 정확히 떨어졌고, 드로잉 속도, 펜의 감도 및 높은 해상도 덕분에 미세한 표현이나 감도가 필요한 작업도 잘 해낼 수 있었다”며 “사진 저장, 메모, 동영상 편집, 그림 등 기능을 모두 활용하며 매우 재미있게 사용했다”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태블릿, 자신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해 주는 도구
윤태호 작가는 끝으로 작가를 희망하는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윤 작가는 “작업 인프라에 대한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본인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좋은 기기가 개인의 재능을 더 잘 표현해 낼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지만, 그림의 재능이 결코 도구의 문제가 될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