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com everywhere] 그라파이어부터 신티크까지! 와콤 타블렛 외길 인생, 이모티콘 작가 ‘구오빠’
브랜드의 오랜 팬이자 조력자인 충성고객, 기업에게 굉장히 큰 자산이죠.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교류하고 성장하면서 발생되는 시너지는 기업의 핵심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와콤이 40년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고객들의 역할이 참 큰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구름 스튜디오의 구오빠 작가는 와콤의 초창기 타블렛 모델인 그라파이어로 입문해 인튜어스, 신티크까지 약 20년 넘는 시간 동안 와콤을 사용해 온 충성 고객이자 헤비 유저입니다. 현재 '우리 구름이', '엄마티콘', '다움이' 등 다양한 이모티콘을 선보이며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모티콘 작가로 데뷔하는 방법부터 와콤 헤비 유저가 알려주는 찐 타블렛 활용 팁까지 오늘 인터뷰로 담아보았습니다. 와콤의 오랜 고객이 창작자가 되어 다시 와콤의 인터뷰이로 만난 뜻깊은 시간, Wacom everywhere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함께 만나 보시죠.
‘Wacom everywhere’의 스물 일곱 번째 주인공 구오빠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모티콘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유·초등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구름스튜디오의 구오빠(이기동)라고 합니다. 구오빠라는 닉네임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들의 이름이 구름이, 구슬이로 여자 아이들이라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분들이 붙여준 별명인데 싫지 않아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어요.
21년간의 창작 스토리가 곧 ‘와콤의 역사’
2003년 전역 후, 한창 유행이던 싸이월드의 갤러리 게시판에 마우스로 그린 그림을 업로드 하기 시작했어요. 마우스로 픽셀을 하나씩 찍으면서 그리다 보니 타블렛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펜 타블렛 ‘그라파이어4’를 첫 구매했습니다. 처음에는 손으로 그림 그리는 것처럼 사용하기 쉬울 줄 알았는데 적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그래도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이면지에 스케치하는 단계를 건너 뛸 정도로 타블렛에 적응하게 됐고요. 이후 펜의 고무 그립이 삭아서 부서질 때까지 사용했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2011년쯤 ‘인튜어스4(PTK-640)’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했어요. 키보드의 단축키를 사용하는 게 좀 더 익숙해서 타블렛의 익스프레스 버튼을 잘 쓰지는 않았지만 휠 버튼이 참 편리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장비 욕심이 좀 있는 편이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잉클링도 구매했답니다. 😂
이후 2015년 가을에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 작업, 외주 작업, 이모티콘 작업을 시작하면서 노트북과 인튜어스4를 짊어지고 카페에서 작업을 하곤 했어요. 외부에서 작업을 할 때 인튜어스4의 사이즈가 꽤 커서 휴대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인튜어스 프로(PTH-660)’가 출시된 후 짧은 고민 끝에 기기를 교체하게 됐습니다.
인튜어스 프로로 장비를 바꾸면서 기기의 전체 사이즈가 많이 작아지고 안정적인 무선 연결 덕분에 휴대용으로 외부에서 작업을 하기 편해졌어요. 그리고 액정 타블렛 ‘신티크 프로’ 시리즈를 먼 발치에서 보며 침만 흘리고 있다가 ‘신티크’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신티크 22(DTK-2260)’로 교체했는데, 키보드와 함께 배치해서 쓰기에 공간이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키보드가 아래로 들어갈 수 있고 너무 높지 않게 별도로 원목 거치대를 설계, 주문 제작해서 현재까지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테일 작업에는 ‘인튜어스 프로’와 ‘신티크 22’
저는 현재 외부에서 작업할 땐 와콤 펜 타블렛 ‘인튜어스 프로’ 모델을, 집에서 하는 작업엔 액정 타블렛 ‘신티크 22’ 모델을 디테일이 필요한 외주 일러스트 작업과 이모티콘 작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와콤 타블렛을 추천한다면?
처음 사용한 ‘그라파이어4’의 경우 기본 기능에 부족함이 없어서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될 때 입문용으로 사용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지금은 단종됐지만요. 대신 원 바이 와콤이나 인튜어스 모델을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펜 타블렛을 사용한 디지털 작업에 익숙해졌고, 보다 디테일한 작업이 필요하다면 ‘인튜어스 프로’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인튜어스 프로로 작업을 하고 계신다면 현재로서 이보다 더 진화된 펜 타블렛은 없다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인튜어스 프로의 합리적인 사이즈와, 안정적인 무선 연결, 프로 펜 2의 섬세함에 휠 버튼과 익스프레스 키만 잘 활용한다면 어떤 작업을 하든 속도와 효율이 많이 업그레이드될 거예요.
그리고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싶은 타블렛의 끝판왕 ‘신티크’는 솔직히 무적일 것 같지만 펜 타블렛과 아이패드에 익숙해져 있다고 해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한 편이에요. 그치만 적응만 한다면 말 그대로 디지털 드로잉 작업에 필요한 최종 마지막 장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오빠의 최애 타블렛, ‘인튜어스 프로’
신티크도 정말 좋지만 저의 최애 타블렛은 ‘인튜어스 프로’입니다. 안정적인 무선연결과 낭비 없는 사이즈로 휴대하기에 아주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작업 영역이 작으면 손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고, 크면 큰 대로 손을 움직여야 되는 면적이 넓어져서 장시간 사용하기 힘든데, 인튜어스 프로 중형은 이 모든 단점이 커버되는 가장 이상적인 펜 타블렛이라고 느껴지거든요.
와콤 헤비 유저가 주는 ‘와콤 활용 팁’
가까운 쇼룸이나 오프라인 샵이 있다면 방문하셔서 타블렛 체험도 하고, 상담도 받으며 충분한 고민을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디자인 페어 등의 행사에서도 사용해볼 순 있지만 아무래도 박람회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고 체험다운 체험을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면 손님이 항상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여러 제품들을 체험해 볼 수 있고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오프라인 샵만의 혜택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 체험만 하러 갔다 두 손 무겁게 돌아오게 됩니다. 🤣
카카오 이모티콘 제작 과정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용자들의 성격과 사용 상황을 고려해서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고 또 그에 맞는 메시지들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만들지, 움직이지 않는 이모티콘으로 만들지도 결정해야 하고요.
멈춰 있는 이모티콘은 총 32개의 시안을,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24개의 시안을 제안하는데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경우 24장의 1차 시안에서 애니메이션 시안을 최소 3개 이상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 홈페이지에 이모티콘에 대한 제작 의도, 컨셉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함께 등록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면 됩니다.
보통은 제안 후 1~2주 안에 결과가 나오는데 심사가 승인되면 카카오와 계약서 작성 후 이모티콘 상품화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최대 6개월 동안 담당자분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최종 작업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고요.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출시까지 약 2~3개월의 대기 기간을 거쳐 이모티콘을 출시하게 되면 정산까지는 또 2~3개월이 시간이 걸려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랍니다.
그래도 1일 판매량과 이모티콘 플러스의 발신량은 익일 오전 9시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서 확인이 가능해서 ‘내 이모티콘이 이렇게 사용되는구나’하며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합니다. 이모티콘은 한 번 출시가 되면 계속해서 판매가 되는 만큼 소액이라도 꾸준히 수입이 생기게 되니 시켜서 하게 되는 일이 아닌 것 만으로도 만족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이모티콘 작가 플랫폼 데뷔 과정은?
이모티콘을 업로드 할 수 있는 여러 플랫폼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이모티콘 시장은 결국 카카오톡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이예요. 이모티콘이 돈이 된다는 기사가 하나 둘 늘어나고 억대 수입의 작가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단지 돈만 보고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이모티콘 시장도 더 이상 블루오션은 아닌 것 같구요. 그만큼 제안하는 분들도 많고 공개되는 상품의 수도 많아서 그 안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잭팟이 터질지도 알 수 없는 시장이긴 하지만 그만큼 실패와 좌절을 참아낼 각오도 없이 ‘기사에서 돈 된다니까 나도 이모티콘이나 한 번 해볼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시면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제안하는 대로 승인이 되면 좋지만 기본값은 미승인이고, 이제는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제안을 할수록 고민이 깊어집니다. 이모티콘이 꼭 엄청난 그림실력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트렌드를 읽는 눈이나, 심사하시는 분들의 취향(?)을 잘 캐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습니다. 이모티콘 자체가 사람 사이의 소통의 매개체라는 걸 생각하면 그림 실력 보다는 ‘관찰력’과 ‘표현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와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타 브랜드들에 비해 와콤이 갖는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한층 높은 건 사실인데요. 그만큼 고성능 제품들의 가격 또한 저렴하지는 않아서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 신티크 16, 22가 나왔을 때 정말 쾌재를 불렀습니다. 얼마 전에 가격이 한 번 더 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창작자를 꿈꾸는 분들이 창작을 시작하기 전부터 좌절하지 않을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이모티콘을 만들면서 2,000원 남짓이지만 그저 소비되는 상품이 아닌, 뭔가 의미가 있고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 생각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그런 상품과, 캐릭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40주년을 맞이한 와콤에게 전하는 메시지
와… 40주년이라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와콤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었네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건강하고 업계를 리드하는 브랜드로 계속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온다면 저도, 와콤의 마지막도 꼭 해피 엔딩이길 바랍니다.
*’Wacom everywhere’는 여러분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본인만의 와콤 스토리를 소개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Wacom everywhere 지원하기를 통해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