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토요일, 코엑스 컨퍼런스룸 402호에서 '강풀웹툰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 번 행사는 사전등록 이벤트 때부터 어마어마한 참여자들이 몰리며, '웹툰 세미나 사전등록 조기마감'이란 대기록을 세웠는데요. 실제 행사 당일 현장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넓은 컨퍼런스룸이 발 디딜틈 없을만큼 꽉 채워졌다는건, 그만큼 와콤과 강풀 작가를 향한 여러분의 관심이 뜨겁다는 의미겠죠? ^^
세미나는 그동안 강풀 작가님이 그려오신 작품 소개로 시작됐습니다. 강풀님은 대한민국 웹툰의 시작을 알린 1세대 작가이신만큼, 정말 많은 작품들로 사랑받아 오셨는데요. 엽기적인 소재로 이름을 알린 <일쌍다반사>부터 본격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순정만화>, 미스터리 스릴러에서 두각을 드러낸 <아파트>, 사회적 이슈를 일으킨 <26년>, 그리고 최신작 <마녀>까지, 거의 모든 작품을 성공시키셨다는 점이 정말 놀랍지 않으신가요?
강풀님의 작품은 유독 영화화가 많이 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현재까지 총 6편이 영화화 되었고, 지금도 4편이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작업하신 거의 모든 작품이 영화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강풀님의 웹툰이 유난히 영화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있는데요. 이 번 세미나에서 특별히 본인만의 스토리텔링 비법을 와콤 팬들을 위해 알려주셨어요.
강풀님은 스토리텔링 작업을 할 때, 스스로 의문점이 없는 완벽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절대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고 해요. 끊임 없이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며, 윤곽을 잡아 나가시는 거죠. 그 다음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우선 제일 처음으로 작품의 '결말'을 정하고, 그 다음으로 '캐릭터'를 정합니다. 이 때 캐릭터는 '실제로 아는 사람', '만나본 것 같은 사람' 처럼 현실감 있는 인물이 좋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사건'을 만드는데요. 사건은 꼭 아주 특별하고 참신할 필요는 없다고 해요. 세상에 진부한 이야기가 많은 이유는 사람들이 그만큼 그 소재를 좋아해서 반복됐다는 의미이기에, 이 것을 잘 포장하면 된다는거죠. 예를 들어 윤태호 작가의 <미생>은 누구나 소재로 삼을 수 있는 '직장생활'에 대해 얘기하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신선한 것 처럼요.
여기까지 틀이 잡히면 그 다음엔 체계적으로 '시놉시스'를 쓰고, '콘티'를 짜신다고 합니다. 이 후의 과정부터는 <마녀>의 제작과정과 함께 하나하나 상세히 소개해주셨어요.
강풀님이 처음 <마녀> 를 제작할 때 잡은 '소재'는 '억세게 재수 없는 여자'였다고 합니다. 그 다음 이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구체화'를 하고, 그 이야기를 전달할 '장르'를 '미스터리 멜로'로 설정하셨다고 해요. 이야기가 중간에 산으로 가지 않도록 '결말'을 꼼꼼하게 짠 뒤, '캐릭터'를 설정했는데, 이 때 캐릭터는 하나하나 아주 상세히 설정하셨다고 합니다.
이 화면은 실제 강풀님이 <마녀>를 그리기 전에 캐릭터 설정을 해 놓은 페이지인데요. 어떠한 성격인지, 그것이 어떠한 자세와 표정으로 나타나는 지를 하나하나 써두셨더라구요. 그래야 인물의 성격을 끝까지 개연성 있게 끌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다음엔 '사건'을 만들고, '스토리 취재'에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소재는 누구나 비슷할 수 있지만, 그것을 그럴듯하게 부풀리기 위해서는 현실감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다음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배경 취재'를 나가는데, 이 과정이 있어야만 공상과 현실을 일치시킬 수 있고 작품이 생동감을 얻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스토리 구상과 정리가 끝나고 나면 작화작업에 들어가는데요. 이 과정부터는 실제 작가님이 사용하고 계신 '신티크 24HD(Cintiq 24HD)'와 함께 보여주셨어요 :)
강풀 작가님은 작화 작업에 들어가기 전 먼저 꼼꼼하게 '콘티'를 짠 다음, '인물과 배경을 따로 그리는 작업'을 하시는데요. 이는 장편 만화에 들어가는 수 많은 컷들로 인한 시간적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해요. 인물과 배경을 따로 그릴 경우 나중에 각각을 다르게 구성하여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먼저 시력 보호를 하기 위해 회색 레이어를 아래 깔고, 그 위에 스케치선과 펜선을 넣으신다고 해요. 그 뒤에 명암을 넣고 채색하면 끝!
그 다음 과정은 각각 따로 그린 배경과 인물을 '편집'하는 것인데, 이 때 합성하면서 데스크탑에서도 잘 보이도록 '대사'를 크게 넣고, 한 화면에 2컷이 걸려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웹툰 가로 사이즈를 조절하신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마치면 원고를 포털회사에 넘기고, 담당자가 업데이트하면 드디어 우리가 웹에서 강풀님의 작품을 볼 수 있는거죠. 어때요, 이제 웹툰 제작과정이 눈에 좀 그려지시나요? ^^
다음은 강풀작가님께 궁금한 것을 묻는 Q&A 시간이었는데요. 정말 여기가 한국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손들고 질문을 해주셨어요. 그 중 몇가지 내용을 공개합니다.
Q. 본인 작품 그리다가 슬퍼서 울어본 적 있나요?
A. 네. <바보> 그릴 때 마지막에 혼자 감정 정리가 안돼 꽤 울었습니다. 사실 작가가 작품이랑 어느정도 거리 유지하는 게 좋은 건데, 그렇지 않으면 주인공이 계속 되살아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고 하니까요. 그런데 그땐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리다 혼자 한참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Q. 하루 종일 앉아 계시는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학교생활처럼 50분 그리면 10분은 쉽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해요. 이렇게 안하면 정말 건강 망가지겠더라구요.
Q.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항상 어딜가나 같은 얘길 합니다만, 절대 '습작'하지마세요. 작품은 누군가 볼 때 생명력이 생깁니다. 한 편을 그리더라도 완성작이다, 공개작이다 생각하고 그리셔야 실력이 늘고, 배우는 게 생깁니다.
열정적인 질의응답 후 작가님은 선물로 증정될 책에 이렇게 싸인을 해주셨어요. 이날 현장에서는 이 '싸인북' 외에도 '인튜어스', '인튜어스 프로', '인튜어스 크리에이티브 스타일러스', '와콤 카드지갑' 등 정말 다양한 선물들이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경품 추첨 시간! 두구두구두구두구~ 과연 이 선물을 받을 행운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
신기하게도 이 날 행사에서는 처음 호명한 모든 분이 선물을 받아가셨어요. 보통 이런 '행운번호 추첨 이벤트'를 하면, 중간에 자리를 이탈하신 분들로 인해 다른 번호이셨던 분이 대신 당첨되곤 하는데, 이 날은 그런 분이 단 한 분도 계시지 않았다는 사실! 그만큼 '강풀 웹툰 세미나'가 알찬 시간이었단 뜻이겠죠? ^^
짜잔! 이 분이 바로 1등 선물 '인튜어스 프로'에 당첨되신 행운의 주인공입니다. 강풀님 캐릭터와 비슷한 컬러의 상의를 입고와서 였을까요? ^^ 제품 유용하게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날 행사가 끝난 뒤에도 '와콤 체험존'에는 와콤 태블릿과 스타일러스를 체험하려는 분들로 가득했는데요. 모두들 정말 적극적인 자세로 아주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시더라고요. 제품 별로 다른 '필압'과 '드로잉'감을 느껴보고, 또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시면서, 이전보다 더욱 와콤과 가까워진 시간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많은 분들의 사랑과 함께 성황리에 마친 '강풀 웹툰 세미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 행사에서 또 뵙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