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으로 세계를 잇다, ‘순천에서 피어난 4인의 창작 스토리’
K-웹툰은 이제 하나의 문화이자 산업으로 자리잡으며, 전 세계 창작자들에게 강한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글로벌 웹툰 인재들이 함께 모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순천 글로벌 웹툰센터입니다.
순천 글로벌 웹툰센터는 웹툰 창작을 꿈꾸는 국내외 예비 창작자들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10일부터 5월 16일까지 ‘한-불 글로벌 웹툰 아카데미’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요. 이번 아카데미는 작년 개최된 ‘프랑스 앙굴렘 웹툰 아카데미’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예비 작가 3명과 웹툰 PD 1명(프랑스·가봉 출신)을 선발해, 한국에서 웹툰 전문 창작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도록 기획된 프로젝트입니다. 총 10주간 진행된 이번 아카데미는 K-웹툰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참가자들은 와콤 타블렛을 활용해 콘티 작성부터 캐릭터 디자인, 연출 기획까지 직접 해보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완성해나갔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네 명의 창작자들이 순천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한국의 웹툰 제작 시스템을 경험하고, 각자의 시선으로 창작한 결과물은 그 자체로 인상 깊은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짧지만 밀도 있는 두 달 간의 여정 속에서 이들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네 명의 참가자 중 디안 랑빌(Diane Ranville) PD가 전하는 한국 웹툰 창작 과정의 생생한 후기와 프랑스와의 차이점, 작업 환경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웹툰 PD와 웹툰 작가를 꿈꾸는 예비 창작자라면 오늘의 스토리를 주목해 주세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온 디안 랑빌(Diane Ranville)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만화 출판사인 ‘Média Participations’에서 웹툰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한 한국의 웹툰 창작 방식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이 웹툰의 발상지임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한국 제작 스튜디오들은 수많은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도록 잘 조직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웹툰이라는 매체가 비교적 새로운 편이라 한국의 웹툰 제작 방식 관련해 배울 점이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나라의 예비 작가들도 한국의 웹툰 제작 방식을 쉽게 배울 수 있을까요? 문화적/교육적 차이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한국의 드로잉 스타일은 매우 보편적인 면이 있습니다. 표현력이 풍부하고 효율적이죠. 그래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한국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웹툰 작가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 분들께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웹툰을 많이 읽고, 이 문화에 깊이 몰입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한,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조언을 받아 보며 다른 문화를 습득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개선할 수 있는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사용 중인 장비, 책상 환경, 작업 루틴 등 PD님만의 작업 환경을 소개해 주세요.
웹툰 프로듀서로서 웹툰 에피소드 파일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업에 저는 클립 스튜디오 페인트(Clip Studio Paint)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고요. 그림 드로잉이 필요할 때는 주로 와콤 타블렛을 사용합니다.
집에서는 펜 타블렛인 인튜어스(Intuos)를, 사무실에서는 액정 타블렛인 신티크(Cintiq)를 사용하는데요. 웹툰 작가들의 원고에 바로 주석을 달거나 수정하기에 정말 편리하답니다.
Q. 좋아하거나 감명 깊게 본 한국 작가 또는 스튜디오의 웹툰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어떤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나요?
최근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은 박태준 작가님과 김정현 작가님의 『싸움독학(Viral Hit)』입니다. 몰입감이 뛰어난 서사와 함께 격투 장면 묘사 또한 굉장히 정밀하고 아름다워요. 개인적으로 저도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인상 깊게 봤습니다.
또, 이 작품에서는 학교 폭력, 학업 스트레스, 부패, SNS 이슈 등 여러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분위기와 로맨스, 우정이 한데 잘 어우러져 있어서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갖춘 완벽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프로듀서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으신가요?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제 스타일의 웹툰을 한 번 제작해보고 싶어요. 저는 ‘매트릭스(Matrix)’ 같은 작품이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애니메이션도 정말 좋아하는 꽤 다양한 취향을 좋아하는 스타일인데요. 그래서 언젠가는 이 두 스타일의 교차점에 있는 웹툰을 제작해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순천 글로벌 웹툰센터는 세계 각지의 창작자들이 함께 성장하고 교류할 수 있는 창작 허브로서 역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K-웹툰은 더욱 다채롭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또 다른 이야기들도 순차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